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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패션 디자이너

소니아 리키엘 (Sonia Rykiel) - 니트의 여왕

by 에블린킴 2022. 5.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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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ia Rykiel by Timothy Greenfield-Sanders, 1990. Image THEREDLIST.COM

논 패션(Non-Fashion)의 선구자

1930년, 프랑스 출생의 소니아 리키엘은 러시아인 어머니와 루마니아인 시계공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17세 때 파리의 한 직물 가게에서 윈도 머천다이징 일을 하며 커리어를 쌓았던 소니아 리키엘은 23세에 부티크를 운영하던 샘 리키엘(Sam Rykiel)과 결혼식을 올린다. 패션 디자이너로써의 경력은 소니아 리키엘이 32세에 첫딸을 임신 중일 때부터 시작되었다. 임산부였던 소니아 리키엘은 편안하면서 패셔너블한 옷을 찾다가 마땅한 게 없어 본인이 직접 입을 옷들을 디자인하게 되는데, 그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예로 꼽을 수 있는 게 '푸어 보이 스웨터(poor boy sweater)'이다. '푸어 보이 스웨터'는 몸에 타이트하게 핏 되도록 짜인 것이 특징이며 남편인 샘 리키엘의 부티크에서 판매하기 시작하였다. 오드리 헵번은 색깔별로 이 스웨터를 구입했다고 알려졌으며, '푸어 보이 스웨터'로 유명해진 소니아 리키엘은 남편의 도움으로 35세에 자신의 이름을 따서 '소니아 리키엘'브랜드를 론칭하게 된다. 소니아 리키엘은 기존의 전통적인 오뜨 꾸뛰르 스타일을 거부하고 좀 더 젊고 모던한 이미지의 기성복 패션을 추구한 디자이너였다. 니트와 저지로 대표되는 소니아 리키엘의 스타일은 자유분방한 젊은 층의 니즈를 충족시켰다. 특히 그녀의 의상은 1980년대의 커리어우먼들에게 인기가 높았는데, 그녀의 디자인이 전형적인 비즈니스 의상에서 벗어나 여성스러워 보이면서도 동시에 성공한 커리어우먼 이미지를 잘 연출했기 때문이다. 소니아 리키엘은 패션의 트렌드나 유행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아이덴티티와 디자인에 대한 신념을 고수하면서 4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브랜드를 이끌었다. 그녀는 이처럼 패션의 변화하는 특성을 신경 쓰지 않는 '논 패션(Non-Fashion)'을 제시함으로써 일관성과 반복성이 만들어내는 그녀만의 디자인 철학을 확고히 하였다.

니트웨어에 담긴 패션 철학

소니아 리키엘의 대표적인 아이템으로 니트웨어 디자인을 꼽을 수 있다. 그녀는 슬림한 실루엣을 선호하였는데, 남편의 부티크에서 자신의 디자인을 판매할 때부터 몸에 밀착된 니트 의상을 주로 선보였다. 소니아 리키엘은 고객들에게 속옷을 따로 입지 않고 맨살에 바로 니트 스웨터나 바지를 입도록 제안하였다. 소니아 리키엘의 니트웨어는 매우 섬세하고 착용자의 몸에 잘 맞아 마치 자신의 피부처럼 느껴지도록 하였으며 이러한 그녀의 의상을 두고 일본의 한 패션잡지는 '스타킹과 같은 의복'으로 소개하였다. 니트웨어는 일반적인 옷과는 달리 다트(dart)와 햄(hem)이 없어 안과 밖을 구분하기 힘들고 사람이 옷을 착용함으로써 비로소 그 형태가 드러나게 되는 특징이 있다. 이는 이상적인 실루엣의 형태를 처음부터 고려하고 의복을 만들어 나가는 서양 복식과는 반대되는 개념으로, 소니아 리키엘의 옷은 상황에 따라 자유롭게 변형 가능하며 착용자가 자신만의 독자적인 형태를 찾아나간다는 점에서 일본 전통복식의 개념과 맥락을 같이 한다. 이러한 소니아 리키엘의 패션 철학은 일본 시장에 많은 관심을 불러모았으며 1970년대부터 일본 내에서의 브랜드 입지도가 가파르게 상승하였다. 또한 소니아 리키엘의 옷은 사회적 구속을 벗어나 자유를 추구하는 의지가 내포된 디자인으로 여성 해방과도 연관이 있다. 

At left, a Sonia Rykiel signature “fanny sweater.” At right, it is worn with a pleated skirt and a fake fur coat. Credit...Bettma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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