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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패션 디자이너

파코 라반 (Paco Rabanne) - 전위적인 독창성을 지닌 패션 미래주의자

by 에블린킴 2022. 5.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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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코 라반 (Paco Rabanne)

남다른 실험정신의 건축학도, 패션 디자이너로 변신

파코 라반(Paco Rabanne)은 1943년 스페인 출생의 디자이너로 어린 시절부터 발렌시아가에서 수석 재봉사로 근무했던 어머니로 인해 예술과 패션에 관심이 많았다. 이후에 그는 그래픽 디자인에 있어 남다른 재능을 보여 프랑스 예술학교인 에꼴 데 보자르(Ecole des Beaux Arts)에 입학하여 건축학을 전공하였다. 이 시기에 파코 라반이 건축학도로서 공부했던 것들이 추후 패션 디자이너로서 커리어를 쌓아 나갈 때 상당한 도움을 주게 된다. 손재주가 뛰어났던 파코 라반은 학비를 벌기 위해 당시 유명 꾸뛰르 하우스들을 상대로 액세서리, 가방 등을 직접 제작하여 판매하였는데, 이러한 경험을 통해 패션 디자인의 세계로 자연스레 발을 들이게 되었다. 졸업 후 크리스티앙 디오르 밑에서 8년간 오뜨 꾸뛰르 디자이너로 실무를 익히고 1964년 자신만의 가게를 열고 독립하였다. 파코 라반은 기존 관습을 무너뜨리고 새롭고 혁신적인 무언가를 끊임없이 창조해내려는 의지를 보였는데, 플라스틱과 금속소재를 활용한 의상이 그 의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처럼 파코 라반은 이색소재를 적극 활용한 디자이너로서 의상의 개념과 영역에 대해 새롭게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파코 라반 (Paco Rabanne) 디스크 드레스 (disc dress)

독창적인 재료를 활용한 파코라반의 미래주의 패션

1966년, 파코 라반은 ‘새로운 현대적 재료들을 사용해 만든 입을 수 없는 의상 12벌(Twelve Unwearable Dresses Made of Contemporary Materials)’이라는 테마로 자신의 첫 번째 컬렉션을 선보였다. 파코 라반이 자신의 첫번째 컬렉션을 위해 제작한 옷은 세계 최초로 플라스틱과 금속조각을 철사로 연결하여 만들어진 의상으로, 착용자의 움직임 반영하여 키네틱 아트와 비슷한 효과를 낸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파코 라반을 순식간에 패션계의 스타 디자이너로 만들어준 그의 시그니처 아이템이다. 이때 핵심 재료로 사용된 로도이드(rhodoid)는 가볍고 단단한 플라스틱으로 1960년대에 액세서리 제작 재료로 큰 인기를 끌었다. 파코 라반은 원형이나 사각의 작은 조각들로 커팅된 로도이드(rhodoid)에 구멍을 뚫어 금속 고리로 연결하는 방식으로 자신만의 독특한 디자인을 만들어나갔는데, 기존 관습을 부정하고 젊음의 혁명을 상징하는 의미에서 파코 라반의 의상은 젊은 세대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파코 라반의 옷은 일상복으로 착용하기는 무리가 있었지만 영화나 뮤직비디오 촬영을 위한 의상으로 젊은 여성 스타들의 선택을 받기도 하였다.
미래주의는 기존의 전통적인 표현방식을 거부하고 미래세계에 초점을 맞춘 급진적인 운동으로 사회, 문화, 예술계에 큰 영향을 끼쳤다. 이러한 미래주의의 영향으로 새로움에 대한 도전을 좋아하였던 파코 라반은 디자이너라면 대중들을 미래로 인도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에 자신만의 급진적인 방식으로 패션의 미래를 제안하고자 하였다. 일반적으로 천과 가위, 바늘과 실을 이용하여 옷을 제작하는 전통방식과는 달리 망치와 펜치, 절단기를 들고 금속과 플라스틱으로 옷을 제작하였던 파코 라반에 대한 평가는 양분화되었는데, <우먼스 웨어 데일리(WWD)>는 파코 라반의 용기 있는 행동에 찬사를 보냈다면 코코 샤넬은 파코 라반은 패션 디자이너가 아닌 금속공(metalworker)으로 불려야 마땅하다고 비판하였다. 파코 라반의 의상들은 기하학적 형태와 동적인 모습 추구한 미래주의의 영향으로 비대칭적이고 추상적인 이미지를 응용하여 기하학적인 구성을 극대화시킨 형태가 많이 선보여졌다. 특히 그의 의상들은 기하학적인 유닛을 반복하여 일정패턴 형식을 만들고 금속이나 플라스틱처럼 현대 산업사 외의 핵심 재료를 그대로 사용했다는 점에서 팝아트 및 미니멀리즘 미학과 통하는 부분이 있다. 또한 착용자가 입은 금속 드레스는 몸의 움직임에 따라 흔들리며 율동감이 생겼고 빛을 반사시키면서 시각적 환영(illusion)을 불러일으켰다는 점에서 키네틱 아트와 연관시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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