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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패션 디자이너

마들렌 비오네 (Madeleine Vionnet) - 바이어스 재단의 혁신

by 에블린킴 2022. 5.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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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deleine Vionnet

위대한 드레스 메이커, 마들렌 비오네

마들렌 비오네는 풍족하지 못한 집안에서 태어나 어려서부터 삯바느질을 도맡아 해야 했으며, 어린 나이에 재봉사의 길을 자연스레 걷게 된다. 비오네는 런던과 파리에서 재봉사 및 패턴사로 근무하다가 1912년에 독립하여  본인만의 쿠튀르 하우스를 오픈하게 된다. 세계 1차 대전 중에는 잠시 가게문을 닫았으나 전쟁이 끝나고 1918년부터는 다시 가게를 열어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1920년대에 전성기를 맞이했던 비오네의 쿠튀르 하우스는 파리 패션의 중심지로 부상하게 된다. 비오네의 디자인은 유럽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인기가 많았기에 기성복 라인을 생산하여 미국에 판매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1939년 세계 2차 대전으로 인해 비오네의 쿠튀르 하우스는 완전히 문을 닫게 된다.

비오네는 현대 여성을 위한 기능성과 자유를 고려한 디자인을 추구하였으며 그 탐구의 결과로 손수건을 들어올린 형태처럼 밑단이 뾰족한 "행커치프 드레스(handkerchief dress)", 자연스럽게 원단이 늘어지면서 접힌 "카울넥 드레스(cowl neck dress)", 어깨와 등이 드러나고 끈으로 목 뒤에서 묶는 형태의 "홀터탑 드레스(halter top dress)"를 들 수 있다. 

대중 앞에 나서는 것을 선호하지 않았던 비오네는 최대한 세상의 이목을 피하려고 했기에 패션사에서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았다. 하지만 그녀는 20세기 많은 디자이너에게 영감을 주었고, 패션디자인을 단순히 옷을 만드는 작업에서 현대 예술의 한 분야로 격상시키는데 일조하였다. 발렌시아가는 비오네를 두고 자신의 스승이라고 불렀으며, 크리스티앙 디오르는 패션은 절대 그녀를 뛰어넘지 못했다고 평가하기도 하였다.

마들렌 비오네 디자인

바이어스 재단활용, 자연스러운 인체 곡선미 추구

마들렌 비오네가 가지고 있었던 디자인 철학은 옷은 자연스레 인체 곡선을 따라가야 한다는 점이었다. 자연스러운 인체 곡선 연출을 위해 그녀가 활용한 것은 바로 바이어스 재단(bias cut)이었다. 바이어스 재단은 원단을 사선 방향으로 재단하는 것으로 원단이 자연스럽게 늘어지는 느낌을 연출하는데 용이하였다. 손수건을 반으로 접어 목에 둘렀을 때 네크라인을 따라 원단이 부드럽게 감싸지는 것을 연상했을 때,  비오네가 즐겨 활용한 바이어스 재단이 얼마나 매끄러운 연결로 자연스러운 실루엣을 연출해낼지 상상이 간다. 그녀는 해부학적으로 몸의 구조를 파악하며 원단으로 신체 라인을 어떻게 표현할지 끊임없이 연구에 몰두하여 패션사에 혁명을 불러일으켰다. 그리스풍 드레스를 주로 디자인했던 비오네는 몸의 곡선을 왜곡시키지 않고 자연스러운 실루엣 연출에 중점을 두었으며 옷은 몸을 속박하지 않고 움직이기 편하게 디자인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지닌 디자이너였다. 따라서 그녀는 몸을 구속하는 코르셋 착용을 반대하며 코르셋을 활용한 디자인은 하지 않았으며 사람들로 하여금 인체를 자연스레 드러나게 하는 것이 훨씬 더 아름답고 여성미가 있다는 점을 깨닫게 하였다.

패션계의 피카소, 입체적 사고를 통한 자유로운 디자인 발상

마들렌 비오네의 디자인은 절제된 단순함으로 칭송받는데, 겉보기에는 간단해 보이지만 그 내막에는 비오네만의 숨은 노력과 고도의 계산법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동시대의 다른 패션 디자이너의 경우 우선 종이에 패션디자인을 스케치하고 이것을 원단에 옮기는 평면 재단을 주로 활용하였지만, 비오네는 입체 드레이핑 처럼 실제 모델이나 작은 목각 마네킹 위에 직접 원단을 둘러 입체적인 느낌을 보면서 머리속의 디자인을 구현해나가는 방식을 더 선호하였다. 특히 그녀는 인체는 기하학적인 형태로 구성되어있다고 생각하였으며 원형, 사각형, 삼각형과 같은 기하학 도형을 활용하여 디자인에 접목시키려 노력하였다. 비오네가 즐겨 사용하던 입체드레이핑 기법은 이러한 기하학 도형을 옷의 패턴으로 응용해보기에 최적화되어 있었다. 비오네는 평면적인 기하학 도형을 입체드레이핑 기법을 통해 3차원의 개념으로 바꾸어 의상에 적용한 것으로 보인다. 사각형을 활용한 디자인은 다트를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기모노처럼 평면적인 형식에 영향을 받았다. 원형을 이용한 디자인의 경우 풍성한 볼륨 연출로 활용되거나 편안하면서 인체에 자연스럽게 늘어지는 우아함을 표현하였다. 또한 사각형을 사선으로 활용하여 행커치프 드레스(handkerchief dress)처럼 자연스레 흘러내리는 실루엣을 연출하였다. 삼각형을 활용한 디자인은 다트나 절개선 대신 삼각형 무를 끼워 넣는 방식으로 모던함을 극대화시켰다. 이처럼 비오네의 입체적 사고방식은 입체파(cubist), 순수파(purist), 미래파(futurist)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이며 이러한 그녀를 사람들은 패션계의 피카소로 부르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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